의외로 많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다는 정신병 '콜포비아'

2020. 12. 17. 09:00생활꿀팁

 

 

 

콜 포비아를 겪는 사람들은 전화보다 문자나 모바일 메신저, 이메일 등으로 소통하는 것을 선호합니다. 때로는 전화 통화 자체를 어색해하고 두려워하기도 하죠.

어쩔 수 없는 전화라면 통화하며 나눌 이야기의 시나리오를 미리 만들어 준비하기도 합니다.

"어느 정도 예측이 가능한 통화는 괜찮은데, 상대방이 무슨 말을 할 지 예측이 안 되는 통화는 긴장부터 돼요. 그럴 때는 질문할 내용을 미리 준비해서 전화해요" - 공기업 1년차 송 모(26) 씨

급한 사정이 아니어도 업무를 방해받기 싫어 전화를 기피하는 경우도 있죠.

대학생 서 모(24) 씨는 "'급한 전화면 나중에 또 연락 오겠지'라는 생각에 안 받는 경우도 많다"며 "하는 일을 멈춰가면서 받아야할 필요성을 못 느낀다"고 말했습니다.

콜 포비아 현상은 해외에서도 나타납니다. 인터넷 상담치료센터 '조이어블(Joyable)'의 최고운영책임자 질 아이센슈타트는 외신과의 인터뷰에서 "많은 경우 상호 작용에 대한 두려움이 콜 포비아의 원인"이라고 지적했는데요.

메시지는 생각하면서 답장을 보낼 수 있는데 전화는 생각할 틈 없이 곧바로 반응을 해야 하기 때문에 힘들다는 겁니다.

"준비가 안 돼 있으면 말하다 실수하거나 원하지 않는 방향으로 대화가 흘러갈까봐 너무 갑작스러운 전화는 잘 안 받아요" - 대학생 강 모(25) 씨

서울대학교 심리학과 곽금주 교수는 이 같은 현상을 개인주의와 편리주의의 확산으로 볼 수 있다고 말했습니다.

"한두 자녀 세대가 많다 보니 대인관계 기술이 부족하기도 하고 불편함을 감수하지 않으려는 개인주의가 결국 통화를 하기 위해 여러 가지를 고려해야 하는 상황에 거부감을 느낄 수 있다" - 서울대학교 곽금주 교수

때문에 국내에서는 전화통화 기피를 포함해 조리 있게 하고 싶은 말을 전달하는 방법을 가르치는 스피치 학원도 등장했습니다. 핵심내용을 어떤 식으로 전달하는지를 1:1 또는 단체로 가르치죠.

콜 포비아는 단순히 전화 받는 게 두려운 게 아닌, 점점 대화가 줄고 사람과 사람 사이의 거리가 멀어지는 시대의 자화상을 나타내고 있는 건 아닐까요.